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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탐방기

자동차 없이 해외여행하기 좋은 도시의 조건

by 민숑칼럼 2026. 8. 12.

해외여행을 준비할 때 의외로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 바로 자동차가 필요한 도시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같은 4박 5일 여행이라도 자동차가 필요한 도시에서는 렌터카 비용뿐만 아니라 보험, 주차비, 연료비, 통행료까지 고려해야 한다. 반대로 대중교통이 발달한 도시에서는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지하철과 버스만으로 여행을 끝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자동차 없이 여행하기 좋은 도시는 어떤 조건을 갖추고 있을까. 단순히 지하철 노선이 많은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여행자의 관점에서는 공항 접근성부터 관광지의 위치, 보행 환경, 야간 이동수단까지 여러 요소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첫 번째 조건은 공항에서 도심으로 이동하기 쉬운가이다

자동차 없는 여행은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아무리 도심 대중교통이 잘되어 있어도 공항에서 시내까지 들어가는 과정이 복잡하다면 여행 난이도가 크게 올라간다.

여행하기 편한 도시들은 대부분 공항과 주요 도심을 철도로 연결하고 있다. 공항철도나 지하철을 이용해 환승 없이 주요 지역까지 갈 수 있다면 초행자에게도 부담이 적다.

특히 캐리어를 가지고 이동해야 하는 여행 첫날과 마지막 날에는 이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여러 번 버스를 갈아타거나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도시와 철도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도시는 실제 여행의 피로도가 상당히 다르다.

따라서 자동차 없는 여행지를 고를 때는 관광지만 검색하기보다 먼저 공항에서 숙소까지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주요 관광지가 대중교통망 안에 있는가이다

지하철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자동차 없이 여행하기 좋은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장소들이 지하철이나 철도역 주변에 모여 있느냐는 점이다.

예를 들어 주요 관광지 10곳 가운데 8~9곳을 지하철이나 트램으로 갈 수 있다면 자동차를 빌릴 이유가 거의 없다. 반면 관광지가 도시 외곽에 흩어져 있고 역에서 다시 버스를 타야 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여행자는 현지 주민과 이동 패턴이 다르다. 현지인은 출퇴근을 중심으로 움직이지만 관광객은 하루에도 여러 관광지를 이동한다.

따라서 자동차 없는 여행에 좋은 도시는 단순히 대중교통 이용자가 많은 도시라기보다 관광 명소와 교통망이 잘 겹쳐 있는 도시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세 번째는 환승이 쉬워야 한다

노선의 개수만큼 중요한 것이 환승 편의성이다.

대중교통 노선이 많더라도 운영회사가 여러 곳이고 각각의 요금 체계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면 처음 방문한 여행자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지하철, 버스, 트램 등을 하나의 교통카드로 이용할 수 있다면 이동이 훨씬 편해진다.

스마트폰이나 교통카드를 이용해 승하차할 수 있는 도시에서는 매번 승차권을 구매할 필요가 없다. 하루 동안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는 여행자에게는 상당히 큰 장점이다.

여행하기 좋은 대중교통 시스템은 노선이 많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여행자가 사용법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네 번째는 걸어 다니기 편한 도시인가이다

자동차 없는 여행에서 의외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걷기다.

지하철역 바로 앞에 관광지가 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대부분 역에서 내려 5분에서 15분 정도는 걸어야 한다.

따라서 보행 환경이 좋지 않은 도시에서는 대중교통이 잘되어 있어도 여행하기 불편할 수 있다.

인도가 넓고 횡단보도가 충분하며 관광지 사이의 거리가 짧은 도시는 걷는 것 자체가 여행이 된다. 반대로 자동차 중심으로 설계된 도시에서는 지도를 보면 가까워 보여도 실제로는 큰 도로나 고가도로 때문에 돌아가야 하는 일이 생긴다.

유럽의 오래된 도시들이 자동차 없이 여행하기 좋은 이유 가운데 하나도 여기에 있다. 구시가지 중심으로 관광지가 밀집되어 있어 한 지역에 도착한 뒤에는 몇 시간 동안 걸어서 여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는 대중교통 배차 간격이다

여행 중 이동시간을 결정하는 것은 거리보다 기다리는 시간인 경우가 많다.

지하철이 3~5분마다 오는 도시라면 시간표를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역으로 가서 오는 열차를 타면 된다.

하지만 버스가 30분이나 한 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버스 한 대를 놓치는 것만으로도 하루 일정이 크게 바뀔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철도와 지하철 중심의 도시는 자유여행에 유리하다. 일정을 분 단위로 계획하지 않아도 즉흥적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섯 번째는 교통비가 합리적인가이다

자동차가 필요 없는 도시라고 하더라도 대중교통 요금이 지나치게 비싸다면 여행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하루에 네다섯 번씩 지하철이나 기차를 이용하면 작은 요금 차이도 누적된다.

이때 중요한 것이 1일권이나 관광객용 교통패스다. 일정 횟수 이상 이용하면 일반 승차권보다 저렴해지는 상품이 있는 도시에서는 하루 교통비를 미리 계산하기 쉽다.

다만 교통패스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구매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하루 이동 횟수가 적다면 일반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편이 더 저렴할 수 있다.

따라서 여행 전 하루 평균 몇 번 정도 대중교통을 이용할지 계산해 보는 것이 좋다.

일곱 번째는 야간에도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여행자는 현지인보다 늦은 시간까지 외부에 있는 경우가 많다.

야경을 보거나 저녁 식사를 한 뒤 숙소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막차가 지나치게 빠른 도시에서는 택시 의존도가 높아진다. 낮에는 자동차가 없어도 문제가 없지만 밤에는 사실상 자동차가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늦은 시간까지 지하철이나 버스가 운행되는 도시에서는 하루 일정을 여유롭게 계획할 수 있다.

자동차 없는 여행을 계획한다면 단순히 첫차와 막차만 볼 것이 아니라 숙소 주변까지 운행되는 야간 교통편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숙소 위치가 자동차 없는 여행의 절반을 결정한다

같은 도시를 방문하더라도 어디에 숙소를 잡느냐에 따라 여행 경험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자동차가 없다면 단순히 가격이 저렴한 숙소보다 주요 환승역이나 중심지역과 가까운 숙소가 유리하다.

호텔 가격을 하루 몇 만 원 아끼기 위해 외곽에 숙소를 잡았다가 매일 왕복 한두 시간을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4박 여행이라면 왕복 이동시간이 누적되어 관광지 한두 곳을 방문할 수 있는 시간이 사라질 수도 있다.

따라서 자동차 없는 여행에서는 숙박비만 비교하지 말고 교통비와 이동시간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자동차가 없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되는 도시도 있다

자동차 여행이 항상 편한 것은 아니다.

도심에서는 주차장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고 주차료도 만만치 않다. 일방통행이나 복잡한 도로 때문에 길을 잘못 들어갈 수도 있다.

특히 처음 방문한 해외 도시에서는 교통법규와 도로표지판까지 신경 써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이런 부담에서 자유롭다. 이동 중 창밖 풍경을 볼 수도 있고 주차장을 찾아 시간을 소비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도쿄, 홍콩, 싱가포르, 런던처럼 대중교통망이 촘촘한 도시에서는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결국 자동차 없이 여행하기 좋은 도시를 결정하는 것은 지하철 노선 수 하나가 아니다. 공항 접근성, 대중교통망, 환승 편의성, 보행 환경, 배차 간격, 야간교통 그리고 숙소 위치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이 조건들이 잘 갖춰진 도시라면 운전면허가 없거나 해외에서 운전하기 부담스러운 사람도 충분히 자유여행을 즐길 수 있다.

 

렌터카 이용은 일본에서 빛을 발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렌터카를 이용하기에 일본만한 곳이 없습니다. 특히 일본 섬에서는 대중교통으로 이용하기엔 많은 시간이 걸리고, 만약 더운 여름에 일본을 가게되면 버스를 기다리는데 엄청나게 뜨거운 햇살을 견뎌야 합니다. 제가 느끼기에 이시가키, 구마모토, 사가 등 섬과 소도시를 여행하게 된다면 꼭 이곳에서는 자동차를 렌트하는 것을 강력 추천드립니다. 공항 근처에서 렌트를 하게되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때 렌트카에 짐만 싣고 공항 시간에 맞추기 수월하며, 숙소를 어느 곳을 잡더라도 시간을 유동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니 꼭 고려해보시면 좋겠습니다.